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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HM을 위한 전산해석 연구방향에 대한 생각>

본 기고문에서는 4차 산업에 맞춰 PHM을 위해서 컴퓨터를 활용한 전산해석의 나아가야할 방향에 대해 생각해보고자 한다.

장성민 조교수

충남대학교 기계공학부 (E-mail: schang@cnu.ac.kr)

1. 서론

Prognostics and Health Management (PHM). 언뜻 보면 사전적 의미 조합하다 보면 예후, 예상, 조짐, 예지란 의미의 Prognostic 와 단순 사전적의미로 보면 건전성관리인 Health Management인 PHM이란 단어, 이제는 많은 곳에서 사용되어 그 뜻을 모르는 분은 이 기사를 읽는 분 중에는 없을 것이라 생각된다. 다만 무릇 회의나 논의에 가장 기본은 용어의 정의나 범위를 정확히 하는 것이니, 이에 대하 먼저 언급하고자 한다. 다만 필자는 PHM 전공자가 아니라 전산해석 하는 연구자로써 이 분야에 발을 딛는 많은 분들의 관점에서 논의하는 것이라 다소 어설픈 점이 있더라도 양해 부탁드린다. 우선 PHM, Prognostic과 Health Management, 진단과 건전성관리, 여기서 진단은 고장을 진단하는 것을 의미하며, 건전성관리는 다양한 산업에서의 건물, 기계 등의 구조물의 건전성, 즉 고장 여부나 구조물이나 제품의 수명 등에 대한 부분을 유지 관리한다는 의미이다. 본 기사에서는 기계과 전공인 필자의 한계로 인해 기계구조물의 고장 진단 및 유지 관리에 초점을 맞춰서 논의하고자 한다. 특히 AI와 빅데이터 등의 4차 산업 관련 기술과 이젠 고전이 되어버린 것 같은 유한요소법과 같은 전산해석, 이 멀고도 가까울 수 있는 두 기술을 PHM에 활용하는 방안에 대해 같이 고민해보고자 한다.

2. 4차 산업시대에서의 PHM – AI 등의 최신 기술과 결합에서의 신중함

4차 산업시대, 4차 산업 혁명으로 인해 열린 시대를 지칭하지만, 막상 4차 산업 혁명이 3차 혁명과의 차이점이 무엇이며 어떤 부분까지를 정의하는 것이냐고 보면 다소 말하기 어렵거나 논란의 여지가 있는 부분이 있다. 일부에서는 4차 산업 혁명 자체가 정보화 혁명이라 부르는 3차 산업 혁명의 일부가 아니냐는 의견이 있을 정도이다. 이러한 정의나 명칭의 범위에 대한 관점에서 벗어나, 우리 현재를 보면 4차 산업 시대라 불리는 시대에 살고 있으며,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 AI)과 빅데이터(Big Data) 등의 용어 들을 주변에서 많이 보았을 것이다. 이러한 AI와 빅데이터로 대표되는 4차 산업의 새로운 기술을 어떻게 하면 PHM이란 분야에 활용할 수 있을지에 대해 생각해보고자 한다. 당연히 이러한 AI와 빅데이터 기술을 활용한 PHM분야의 연구는 많은 연구자들에 의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다만 본 기고문에서 집중하고자 하는 부분은 세부적인 기술적인 혹은 수학적인 부분보다는 넓은 전체적인 미래 지향적 혹은 궁극적인 지향점에 대한 논의하고자 한다.

우선 AI에 대해 생각해보면, 최근 AI는 그 발전 속도가 크게 증가하고 있어, 단순한 글자나 이미지를 인식하는 수준을 넘어서 새로운 글이나 그림, 코드 등을 창조하는 수준에 이르렀다. 특히 Chat GPT는 알파고 이후로 다시 한 번 많은 이들을 놀라게 하였다. 이러한 생성형AI는 그 높은 가능성과 활용성으로 인해 알파고보다도 수많은 이들이 직접 AI를 사용하게 하였으며, 그 관심을 극도로 올렸다. 이로 인해 수많은 아니 대부분의 연구 분야에 AI을 활용하는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필자는 지금 시점에서 대부분이 기술 발전이 그렇지만, AI 또한 그림1과 같이 Hype cycle형태를 보일 수 있다는 부분을 언급하고 싶다. 즉 예전의 인터넷 버블이 그러했듯이 인터넷이 실체가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그 버블이 컸던 것처럼 지금의 AI는 모든 것을 해결하고 인간 대신 모든 일을 해줄 거라고 생각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기술은 그림1처럼 처음에는 기하급수적으로 급격하게 발전할 것 같지만 어느 순간 단점이 보이고 결국 버블을 빼면 서서히 증가하게 된다는 점이다. 그래서 필자는 세부적인 논의 전에 가장 먼저 말하고 싶은 점은 항상 필자가 속으로 되새기는 말인 “급하게 대충보다, 늦더라도 제대로”이다. 기술은 급격해 보이지만 그래서 자신의 연구가 초라해 보인다. 늘 그렇다. 그게 정상이라고 믿고 노력하지만 괴롭다. 하지만 그것을 이겨내야 진정으로 가치 있는 연구를 한다고 생각한다. 학계에 있는 사람들은 항상 그림 1에 앞부분에 있는 연구를 하게 될 경우가 많다. 그래서 늘 본인의 연구가 하찮아 보인다. 언젠간 해당 기술은 그림1의 젤 오른쪽 단계로 넘어가겠지만, 많은 연구자들은 자의든 타의든 다시 새로운 기술의 초기 단계를 수행하고 있을 것이다. 이는 어찌 보면 연구자들의 숙명일지도 모르겠다. 그렇다고 늘 본인이 하는 연구만 하는 것만이 옳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늘 연구나 공부가 그러하듯 정도(程度) 즉 알맞은 한도나 분량을 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신기술과 본인 연구를 어떤 속도로 얼마나 검증하며 발전시킬 것인가, 마치 마라톤에서 얼마의 속도로 내가 달릴 것이냐를 고민하는 것처럼 말이다. 다만 이렇게 주저리 떠드는 것은 본인의 연구가 너무 뒤처지지 않을까에 대한 걱정을 하고 있을 수많은 연구자분들과 과거와 미래의 나에게 위로의 말을 건네고 싶다는 생각이 문득 들어서 이다.

“늦더라도 이거 하나는 제대로, 넌 그러고 있어 힘내”

그림1 기술의 성숙도를 시각적으로 표현한 Hype Cycle [1]

다소 옆길로 샜지만 말하고자하는 바는 이것이다. 모든 기술이 그러하듯 AI도 만능은 아니다. 버블을 조심해야한다. 이 중하나가 현재에도 생성형AI의 단점으로 대두 되고 있는 환각(hallucination)이다. 쉽게 말하면 AI가 만든 정보가 그럴듯하지만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는 것일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이러한 부분은 생성형AI가 되면서 그 정도나 심각성이 커지고 있다. 한 예로 Chat GPT에게 특정 분야에 중요한 논문을 찾아달라고 하면 해당 논문 명, 저널 명, 페이지 번호 등 정말 그럴듯한 논문 정보를 제공한다. 다만 실제론 이런 논문이 존재하지 않지만 말이다. 이러한 문제는 Chat GPT의 버전이 높아지면서 사라지고 있긴 하다. 하지만 근본적으로 해결했다 이기 보다는 특정 문장에 대해 정확한 정보를 제시하지 않는 형태로 임시방편으로 막은 것으로 보인다. 물론 필자의 개인적인 생각이긴 하진 말이다. 이러한 생각의 근거는 아래의 경우이다. Chat GPT는 캡차(Completely Automated Public Turing test to tell Computers and Humans Apart, CAPCHA, 완전 자동화된 사람과 컴퓨터 판별) 즉 사람과 컴퓨터를 구분하기 위해 만든 글자를 읽어 달라고 하면 캡차 목적에 맞게 읽어 주지 않는다. 이를 자동으로 읽어준다면 사람과 컴퓨터를 구분하고자 하는 캡차와 영원의 창과 방패의 대결을 해야 할 수 있으니 말이다. 즉 Chat GPT는 능력적인 이유가 아닌 정책적인 이유로 캡차를 읽어 주지 않는다. 따라서 이를 교묘하게 다른 이유를 들어 캡차를 단순한 일상에서의 이미지라고 인식 시키면 읽어주는 경우가 존재하였다. 물론 버전마다 이러한 문제를 개선하여 버전마다 이러한 부분의 결과가 다를 수 있지만, 실제로 Chat GPT도 인간의 정책적 또는 현실적인 이유로 기능이 막히기도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환각의 문제와 캡차의 경우를 보면 Chat GPT에서 어떤 기능을 100%로 막는 것, 100% 신뢰하는 결과만 제공하는 것도 어려울 수도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실존하지 않는 결과와 의도와 다르게 특정기능이 활성화 또는 비활성화 될 수 있다는 점은 단순한 대화나 새로운 이미지를 만들 때보다 PHM과 같은 현실이나 산업에 문제에 활용할 때 그 문제성이 커진다. 기계구조물의 고장 진단 및 관리에서 실제에 존재하지 않는 결과란 구조물 관리 실패를 넘어 중대 사고로 이어질 수 도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의도와 달리 특정 상황에서 의도와 다르게 특정 기능이 활성화 또는 비활성화 된다는 것은 중대사고 시 사고 대응 기능이 비활성화 되어 사고 피해가 극대화 될 수 도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AI의 실제 산업에서의 활용에는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AI는 어찌 보면 창의력이 높은 아이와 같다. 태어난지 얼마 되지 않았고 그 가능성은 크지만 아직 행동에 불안한 부분이 존재해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따라서 이러한 AI가 위험한 차도에 나가지 않게 하는 안전한 놀이터가 필요하다. 즉 PHM과 같은 실제 산업에 제대로 AI를 적용하기 위해서는 AI의 단점을 보완할 안정망 기술이 필요 하다는 것이다.

3. 많다고 좋은가? - 빅데이터에서 굿데이터로

이러한 점은 빅데이터에서도 마찬가지이다. 빅데이터는 많은 정보란 단순한 단어적 의미처럼 그 의미나 지칭하는 범위가 다양하게 사용되고 있다. 주로 수많은 사람의 카드 결제 정보와 같이 컴퓨터 등의 정보화 기술로 인해 얻어지는 거대하고 수많은 자료를 말하여 이를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기술을 빅데이터 기술이라고 말 할 수 있다. 기계구조물의 PHM에 한정해서 보면 결국 많은 데이터는 실제 기계구조물에서 얻어지는 많은 정보를 지칭한다고 볼 수 있다.

빅데이터 기술은 수많은 사람들의 카드 결제 정보와 같이 하나 하나의 정보는 알 수 없는 거대한 사람들의 거래 패턴이나 소비 경향 등의 매우 복잡한 거대한 흐름의 경향을 알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러한 부분은 인문학적인 수학적인 모델로 표현이 어려운 부분에서의 경향성 등을 파악할 수 있는 좋은 기술이다. 하지만 필자는 이러한 빅데이터 기술도 수학적인 모델링 용이한 기계 구조물에 활용할 때는 유의가 필요하고 생각한다.

이유는 지극히 단순한 생각에서 시작되었다. 정보의 불확실성이다. 모든 정보는 불확실성을 가지고 있다. 다만 이러한 불확실성이 분석하고자 하는 대상 자체의 경향성에 비해서 얼마나 크냐가 중요하게 된다. 수많은 사람들, 즉 대중의 소비 패턴 분석 등은 기존 빅데이터를 활발히 활용하고 있는 분야는 분석하고자 하는 대상 자체가 거대하거나 복잡해서 하나의 수식으로 표현하기 어려울 만큼 복잡하다. 이러한 복잡하거 거시적인 경향성만 보이는 대상의 경우 개별 정보의 불확실성은 거대한 빅데이터의 경향성에 영향을 적게 미친다. 따라서 빅데이터의 활용이 용이하게 된다. 하지만 PHM에서는 이와 달리 개별 정보의 불확실성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이유는 간단히 말하면 평균의 함정이다. 다소 생뚱맞지만 1985년도 노스캐롤라이나 대학교 평균 초봉이 가장 높은 학과는 어디일까? 의외로 법대나 의대가 아닌 지리학과이다. 이유는 마이클 조던 졸업생에 포함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이는 한 사람의 천문학적인 연봉으로 인해 평균이 올라가는 것으로 ‘평균의 함정’이라 부르는 데이터 통계 오류의 대표적인 예이다. 이러한 경향이 PHM에서는 쉽게 나타난다. 바로 정상과 비정상 데이터 형태로 말이다. 기계 구조물의 고장을 진단한다고 보면 대부분의 센서에서 오는 정보는 정상 데이터이다. 고장이나 사고 상황에서 오는 신호 정보는 상대적으로 굉장히 작을 수밖에 없다. 일반적으로 고장이 발생하면 기계의 작동을 멈추기도 하고 사고 발생 시 센서 측정이 어려운 것을 제외하더라도 비정상 상황 자체가 정상적인 가동 상황보다 매우 적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비정상 상태의 정보는 정상상태의 정보보다 매우 중요하다. 고장 정도나 파손 정도에 따라 수명 예측이나 사고 시 피해 정도를 예측하는 데 더 중요한 정보이기 때문이다. 반대로 정상 상태의 데이터의 경우 각종 노이즈 등의 오차가 문제가 된다. 즉 적은 비정상 데이터를 판단하고 이러한 적은 데이터 위주로 분석을 하고자 하면 정상 상태에서 받은 데이터 중에 여러 가지 노이즈 등으로 오차가 큰 경우에 데이터가 비정상 상태의 데이터로 착각되어 오류를 발생 시킬 수 있다. 이처럼 PHM에서는 정상 상태의 오차가 큰 데이터와 비정상 데이터를 구분하고 처리하는 기능, 즉 데이터의 중요도를 구분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이유로 단순히 데이터가 많다고 정확한 PHM이 되지 않는다. 데이터가 많지만 노이즈 등의 오차가 큰 경우, 비정상 데이터를 구분하기 어렵고 정상 데이터의 오차 큰 데이터가 평균이나 분산 등의 데이터 정보를 불확실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또한 실제 기계구조물의 상태를 분석하는 PHM의 경우, 보고자하는 구조물의 특성에 따라 다양한 정보에서 정보의 중요도가 달라진다. 쉽게 예를 들면 어떤 회전하는 기계 구조물의 진동 특성을 파악할려면 가속도나 변위 센서의 정보가 온도 정보나 구조물의 색깔 등의 비전 정보보다 중요하게 처리되어야 한다. 이러한 정보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고 빅데이터를 모두 한 번에 처리하게 되면 상대적으로 정보가 많은 카메라의 비전 정보가 주된 정보가 되어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하게 될 수 있다. 따라서 공학적 산업 구조물의 PHM에서는 단순한 빅데이터보다는 해당 분석에 적합하고 정확한 좋은 데이터, 즉 굿 데이터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는 것이다.

4. PMH을 위한 전산해석 – 샌드박스와 좋은 고장데이터

이러한 PHM에 최신 AI와 빅데이터를 활용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 이에 대한 다양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많은 기술적인 부분이 필요하다고 보는데 이중 하나 전산해석이라고 생각한다. 먼저 AI에서 발생한 환각 문제나 캡차 이슈에 대해 생각해보면 결국 AI에서 보완해야 할 점은 안전성이다. 생성형 AI는 다양한 창조적인 답을 빠르게 제시할 수 있지만, 이러한 답이 어떤 로직을 통해 나왔으며 이 답에 대한 신뢰도를 바로 알기 어렵다. 이런 부분에 같은 컴퓨터 기반의 전산해석이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전산해석(Computational Analysis), 컴퓨터를 통한 해석으로 시뮬레이션(simulation) 또는 CAE(Computer Aided Engineering)이라고도 불리며, 최근에는 GM 등의 기업에서 가상 설계(Virtual Design), 가상화(Visualization)으로 발전하여 불리기도 한다. 이러한 전산해석은 자연 현상을 물리 이론을 통해 표현된 수학적 미분 방정식을 수치해석 기법을 푸는 형태이다. 따라서 기본적으로 애니메이션(Animation)과 비슷해 보일 수 있지만 차이점은 결국 ‘실제 현실의 거동을 표현 또는 예측 하였냐’이다. 마치 디즈니 만화에서 미키마우스 높은 곳에서 떨어져 납작해지는 것이 이상하지 않지만, 시뮬레이션, 즉 전산해석에서는 이러한 해석은 틀린 해석이 된다. 그래서 코딩을 잘못하거나 경계조건 등의 해석 조건을 잘못 부여해서 비현실적 해석을 수행하지 못했을 때, “하라는 해석은 안하고 왜 애니메이션 만들고 있냐?” 라는 얘기를 같은 대학원 연구실에서 동료들과 농담 삼아 하기도 하였다. 이처럼 전산해석의 중요한 특징 또는 개인적으로는 반드시 지켜야하는 점이 실제 일어나는 현상을 구현했냐는 것이다. 이러한 부분이 PHM에 AI을 적용했을 때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마치 창의력 높은 아이들이 그들이 상상력을 편하게 펼칠 수 있는 안전한 모래 놀이터(샌드박스)처럼 말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보면, 신기술의 활용성을 보장해주면서도, 신기술의 오남용 등으로 인한 피해를 만기 위해 행정 분야에서 활용되는 규제 샌드박스처럼 말이다. 생성형 AI로 인해 증가하고 있는 다양한 창의적 답은 실제 산업의 기계 설계에 적용해서 모든 설계안을 다 만들어 볼 수는 없을 것이다. 이는 비용문제도 문제지만 안전 문제가 크다. 새로운 유형의 미사일이나 원자로 막 만들 수는 없지 않겠는가? 따라서 AI가 제시하는 수많은 답의 실제 가능성을 전산해석을 통해 구현된 가상의 공간에서 구현해보고 판단해서 응답을 주면 그 답을 다시 AI가 반영해서 새로운 답을 주는 형태, 즉 AI가 뛰어 놀 수 있는 안전한 샌드박스를 전산해석 기반 가상공간을 통해 구현하면 AI의 단점을 극복하고 실제 산업에 그 활용도를 극대화할 수 있지 않을까?

또 다른 부분은 빅데이터 부분이다. 윗 장에서 언급한 대로 결국 중요한 것은 활용하기 좋은 굿데이터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를 어떻게 빅데이터에서 찾아 내고 나아가서는 생산 할 수 있을까? 여기서 아이디어는 기존 센서에서 오는 데이터들을 전산해석을 통해 연계 및 결합 하자는 것이다. 기존의 온도, 가속도, 변위, 비전 등의 다양한 데이터들은 그들 각자 활용되어 왔다. 따라서 다양한 요인으로 발생하는 오차인지 실제 고장에 의한 정보의 구분이 어려웠다. 이를 전산해석을 통해 결합하고 전산 모델 혹은 물리기반 디지털 트윈 형태로 하나로 구성한다면, 여러 데이터에서 오는 정보 중 비물리적인 형태로 발생한 오차를 분리하여 구분할 수 있지 않을까? 예를 들면 극단적인 상상이지만, 회전 구조물의 정보를 마이크와 가속도 센서로 얻은 소리 데이터와 진동 데이터를 결합하여 회전 구조물의 강성, 감쇠, 질량 형태로 표현한다면 결국 두 데이터 모두 하나의 시스템을 표현해야하고 이를 비교한다면 비물리적으로 발생하는 측정 오차 등의 요소를 분리 제거 할 수 있을까? 나아가서는 이러한 부분을 정확하게 분석하고 구현하여 실제와 매우 유사한 물리기반 혹은 시뮬레이션 기반 디지털 트윈을 구축할 수 있다면, 이를 고장 난 구조물들에도 적용하여 고장 난 구조물의 디지털 트윈을 구축하고 이를 기반으로 고장의 메커니즘 및 전산모델의 구현 방식을 추론할 수 있다면, 실제에서는 구현하기 힘든 고장 시 측정 데이터를 가상공간에서 고장 난 트윈 모델을 통해 실제와 매우 유사한 좋은 고장 데이터를 생산할 수 있지 않을까? 이는 PHM에서 가장 필요한 좋은 고장 데이터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좋은’과 ‘고장’은 서로 너무 다른 단어 같아 옆에 있으면 어색한 것처럼 실제 산업에서 얻기 힘든 고장 및 사고 시 데이터를 가상공간에서 얻는다. 필자는 상상만 해도 좋을 것 같다. 실제로 이와 같은 상상을 구현하기 위해 필자는 그림2와 같은 연구를 구성 및 수행하고 있다. 다만 지방 대학의 현실이 그렇듯 마치 진창에 빠진 자전거처럼 아무리 페달을 밟아도 맘처럼 나아가진 않는 답답함을 느끼고 있긴 하지만 말이다. 언젠간 땅이 굳던지, 진창 바닥에 바퀴가 닿던지 해서 진창을 벗어나 멋지게 도로를 질주하길 기대하면 오늘도 페달을 열심히 밟고 있다.

그림2 전산해석과 디지털트윈 기술을 활용한 가상 고장데이터 생성 기술

5. 전산해석의 나가야할 방향 – 설계 가능 판단에서 고장 상태의 정밀해석으로

그럼 전산해석이 PMH에서의 AI와 빅데이터의 단점을 극복하고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 것인가?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AI가 그러하든 모든 기술은 버블이 존재하니 말이다. 또한 기존의 전산해석은 지금 AI나 빅데이터의 단점을 극복하는 방향으로 발전한 것이 아니다. 즉 기존의 전산해석은 정확한 해석보다는 보수적인 해석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었다. 기계 구조물을 처음 생산할 때 필요한 설계를 돕는 도구로 말이다. 즉 새로운 설계에 필요한 프로토 타입에 대한 실험을 회수를 줄여주는 도구로 말이다. 따라서 정확한 해석보다는 현재 설계대로 제작 시 구조물이 사용 중 파손 될지 여부를 판단하는 것이 중요한 관점이 있다. 특히 전산자원이 적은 초장기 해석의 경우에는 효과적으로 모델을 단순하게 모델링 하는 것이 중요하게 여겨졌었다. 그래서 최근까지도 필자가 연구하는 차수 축소법 분야에서는 비선형 동적 축소의 필요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기도 하였다. “도대체 기하비선형을 발생하는 대변형을 하면서 동적 거동을 해석할 만큼 주기적으로 움직이는 구조물이 태극기 말고 뭐가 있나”는 것이었다. 마치 ‘가장 비싸고 쓸 때 없는 유체 문제 중 하나가 물이 틀어진 긴 호스의 움직임을 해석하는 것’인 것처럼 말이다. 기존에는 대변형이나 공진과 같이 파손을 발생하는 거동에 대해서는 이러한 거동을 막는 형태의 설계가 이루어지고 이를 보조하는 도구로의 해석은 이러한 부분을 발생 여부를 빠르게 판단하는 것이 중요하였다. 즉 좌굴이나 균열 진전 보다는 좌굴 발생 여부나 항복응력보다 큰 응력 발생 여부에 초점을 맞춘 해석이 더 많이 수행되고 이를 더 적은 전산자원으로 빠르게 해석하는 기법에 개발에 보다 집중하였다.

하지만 AI와 빅데이터의 굿데이터 전환 등의 최신 기술과 연계를 위해서는 전산해석의 방향이 바뀌어야 된다고 생각한다. 전산자원은 지속적인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발전으로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게 되었다. 이제는 이 거대한 전산자원으로 무엇을 할지가 중요하게 되었다. 따라서 이러한 전산 자원을 기반으로 기존의 ‘비슷한 결과를 빠르게’가 아닌 ‘늦더라도 정확한’이 필요한 시기라고 생각한다. 즉 파손 여부가 아닌 파손 혹은 고장 시 발생하는 거동을 매우 정밀하게 해석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 예로 기존에는 회전체의 고유진동수를 회피하거나 응력이 항복응력을 넘는지 여부를 해석하는데 집중하였다면, 이제는 회전체가 공진하여 대변형이 발생하고 이로 인해 회전체 일부가 찢어지고 찢어진 부분이 다른 회전체와 부딪치며 대변형이 발생하는 동적 해석을 수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우리는 고장 시 발생하는 극단적인 응답을 예측 할 수 있고 이는 PHM에서 고장을 진단 및 수명 예측에 극단의 값으로 활용 할 수 있다.

그렇다면 AI나 빅데이터보다도 먼저 개발되어 많은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는 전산해석이 왜 이러한 최신 기술과 결합해서 눈부신 결과를 내고 있지 못할까? 이에 대한 필자의 생각은 이는 AI등의 최신 기술의 발전이 느려서라기보다는 의외로 전산해석 발전이 아직 덜 돼서라고 생각한다. 이유는 의외로 간단하다. 이전에는 그런 전산해석이 필요 없었으니깐. 현재 많은 산업 구조물은 금속이나 콘크리트처럼 매우 강성이 높은 재료로 구성되어 있다. 그래서 비선형 거동을 보이기 전에 부서지는 경우가 많다. 필자가 한국원자력연구원에서 연구원으로 재직 시절에는 ‘원자로설계에서 비선형은 잘 고려하지 않는다. 왜냐면 비선형 거동이 발생하지 않게 설계하는 게 더 안전하기 때문이다.’라는 말을 들었을 정도니 말이다. 물론 미사일이나 비행기의 경우 안전계수가 상대적으로 낮아 비선형 해석을 수행하는 경우도 있지만, 전체 산업에서의 비중으로 보면 선형해석이 압도적으로 많을 것이라 생각된다. 특히 하나의 부품이 아닌 전체 구조물을 해석할 경우에는 선형 가정을 통해 해석 되는 경우가 많다. 여러 구조물을 나누어 해석하는 부구조 기법의 경우에도 현재 상용프로그램에서 활용되는 기법은 대부분 선형을 가정한 형태이다. 필자도 초정밀한 부구조 기법[2~7]을 개발을 위해 연구 중이지만, 기존의 가정으로 인해 쉽게 구성된 방정식들이 정밀성을 위해서 고려하다보면 수식이 생각보다 급격히 복잡해져 매일 끙끙 거리고 있어 이런 부분의 어려움을 절실히 느끼고 있긴 한다. 즉 고장 여부 판단이 아닌 고장 상태를 해석하는 것은 의외로 복잡하고 어렵다. 하지만 이는 연구자가 극복해야할 과제이며 이를 극복한다면 또 다른 전산해석의 부흥기가 올 것이며 이는 AI 등의 최신기술의 재도약과 PHM의 활용성 극대화로 이어질 것이라 생각한다.

6. 초정밀해석을 위한 프로그래머로서의 자세

이래도 결론을 쓸려다 문득 우려되는 부분이 있어 짧게나마 추가하려 한다. 본 기고문의 내용은 AI등의 최신기술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전산해석이 초정밀 해석 형태로 발전해야 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기존의 AI과 달리 안전성을 보여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최근 필자는 IT기업에서 일하다 대학원을 진학한 학생을 한명 받았다. 이 학생과 대화를 하면서 최근 코딩 경향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 최근 AI 등의 최신 기술 활용을 위해 Python를 많이 활용한다. Python는 많은 장점이 있겠지만 필자가 짧게나마 사용했을 때의 느낀 점은 다른 사람의 라이브러리나 코드를 활용하기 쉽다는 것이다. 이는 C언어가 C+, C++, C#으로 발전하면서 객체지향을 지향하면서 자연스럽게 강화된 부분이기도 한 것 같다. 따라서 프로그래머 사이에서는 ‘버그가 많은 것도 문제지만 너무 없는 것도 문제다’라는 말이 나올 정도이다. 물론 버그가 없는데 이상한 값을 나오는 경우가 가장 최악이고 이러한 경우를 지칭하는 경우도 있지만, 다른 사람 코드를 너무 당연하게 그리고 많이 사용해서 버그가 왜 발생하는지 모른 채로 사용하는 경우도 생각보다 많기 때문이다. 실제로 AI의 경우 이러한 경향이 더 커지는 대 전산해석에서는 결과에 대한 역학적 분석이 필수적인데 반에 AI를 통한 연구의 경우에는 실제 사용한 수식에 대한 설명은 물론 결과에 대한 분석조차 없는 경우가 많다. 극단적으로는 어디 라이브러리를 가지도 돌렸더니 잘 맞더라는 형태의 발표나 논문도 존재할 정도이다. 이로 인해 실제 코드를 공개 후 논문과 같이 업로드를 유도하는 저널지도 존재하고 있긴 하지만 실제로 모든 코드를 논문을 읽는 사람이 다 분석하긴 한계가 있다. 심지어 논문 작성자조차 분석하지 않은 코드를 독자에게 강요할 수는 없지 않는가? 그래서 학생들이랑 코딩 부분에서 미팅하다 보면 자주는 듣는 말 중 하나가 “다 이렇게 하다던데요?”이다. 필자는 지극히 이런 부분이 비공학적이라고 생각한다. 그럼 필자는 학생에게 이렇게 답한다. “야 그럼 다 지구가 평평하다고 하면, 지구가 평평해지냐?” 공학자는 자연현상을 보고 이에 대한 규칙을 물리와 수학을 통해 예측하고 이를 통해 사람들을 이로운 구조물을 설계하는 직업이라고 생각한다. 즉 최신 기술을 또한 결국 현실과 맞닿아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가상공간이라고 사람들 속의 상상의 공간이 아니라는 것이다. 따라서 공학자로서 전산해석을 연구하는 연구자라면 보다 수학적인 그리고 정확한 또한 명확한 코드를 짜야 된다고 생각한다. 빅 코드가 아닌 굿 코드 말이다. 그게 늦더라도

7. 결론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기계구조물의 고장진단 및 수명 관리를 위해서는 AI와 빅데이터의 최근 기술의 결합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부분에 최신 기술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서 상대적으로 오랜 시간 연구되고 실험과 많이 검증이 진행된 전산해석의 기여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를 위해서는 기존의 파손 발생 여부 위주가 아닌 고장 발생 시 거동을 정밀 예측할 수 있는 전산해석 기법의 연구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또한 이러한 연구는 최신 기술의 불안전성을 보완하고자하는 연구인만큼 기법 개발과 더불어 기존의 수많은 정확히 알지 못하는 다른 사람의 코드를 불안정하게 활용한 형태가 아닌 하나하나 검증된 코드를 정확히 쌓아 나아가는 코드 개발 및 검증 절차에 대한 연구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단순히 많은 데이터의 불안정성이 있어 굿데이터를 추구하고 있는 것처럼 전산해석 또한 코드의 검증과 이러한 코드의 연계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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